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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 ZERO WASTE

영국 제로웨이스트 샵 체험기 | 워릭(Warwick)

by 핀즈버리디스코 2021. 2. 17.

영국 제로 웨이스트 샵 체험기

 

잉글랜드 워릭셔에 위치한 "그린빈" 식료품점

 

 

 

영국으로 다시 돌아온 후, 특히 몇 년 간 살던 런던을 떠나 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웨스트 미들랜드 옆 워릭셔(Warwickshir)의 워릭(Warwick)으로 잠시 이사를 왔다.  

 

잉글랜드에서 런던 다음으로 두번째로 큰 도시인 버밍험(Birmingham)이 가까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곳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도 많이 사는 탓에 주택이 밀집해있는 이 동네는 위성도시로서의 역할도 한다.

 

 

 

워릭캐슬 근처의 풍경. 하늘은 구리지만 날씨는 따뜻하다  ^ㅋ^

 

 

 

워릭은 지금은 테마파크가 된 1068년에 지어진 중세 워릭 성(Warwick Castle)이 위치한 동네여서

1년 내내 관광객들로 끊임없이 바쁜 곳이다. 

그런데 영국 정부의 코로나 정책이 강화되면서 주소지 밖으로의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이 금지되었고,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후 동네가 몰라보게 한적해졌다. 

 

차를 타고 조금 더 나가면 재규어-랜드로버를 생산하는 JLR의 본사가 바로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재규어에서 일하는 자동차 엔지니어나 디자이너들이 모여사는 동네라고 해도 정말 무방할 정도로 회사 사람들이 많이 산다.

워릭과 차로 5분거리에 있는 바로 옆동네 레밍턴 스파(Leamington Spa)는 더더욱 그렇다. 

 

굳이 버밍험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 곳 워릭이나, 주변 도시인 코벤트리(Coventry)에는

워릭대학교(Warwick University)와 코벤트리대학교(Coventry Universtiy)가 있어서

중국, 한국 학생들은 물론 다른 유럽 국가에서 온 외국 학생들도 집을 쉐어하며 많이 산다.

 

 

 그리고 조금 더 옆으로 가면, 럭비(Rugby)라는 이름의 동네가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럭비가 맞다! )

미식축구의 시초가 된 럭비Rugby가 이 동네에서 나왔다.

 

 

지속 가능한 쇼핑Sustainable Shopping

 

워릭캐슬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지속 가능한 쇼핑" 을 슬로건으로 걸어놓은 '그린빈'이라는 제로웨이스트 샵.

옷가게나 잡화점을 비롯해 거리의 모든 소매점이 코로나 확산방지 차원에서 강제로 문을 닫았지만 이곳은 열었다. 

 

식료품을 포함해 생활에 필요한 에센셜(Essential) 용품을 판매하는 곳은 예외이기 때문이다. 

 

 

 

빵, 우유, 계란, 과일, 채소, 견과류, 밀가루 등을 판다!

 

영국 정부의 코로나 정책으로 이렇게 작은 소매점은 한번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1-2명정도로 한정되어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렇게 입간판 옆에 줄을 서서 기다린다. 

사실 근처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영국에서 두번째로 큰 대형마트 체인 세인즈버리즈Sainsbury's도 있는데,

이렇게 기다리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약간 비싼 값을 지불해가면서 로컬숍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힘든시기를 지역 소상공인과 상생해 나가려는 모습이 보인다.

 

 

 

 

 

 

 

 

제로 웨이스트 샵이지만 플라스틱 프리 샵에 가깝다.

개인 가방이나 리필용기를 가지고 오지 않는 사람들도 분명 있나보다. 그래서 친절하게 얇은 종이봉투를 비치해 두었다.

왠만한 식료품은 종이가방에 넣어갈 수 있다. 

 

 

 

 

 

 

 

그래도 '지속가능한 쇼핑'을 추구하는 모습 중 발견한 디테일은 상품에 이름표나 가격을 일일히 붙이지 않았다.

대신 한 쪽 벽에 큰 리스트가 적혀있다. 

전반적인 식료품을 모두 취급한다.

 

그리고 한 구석에는 진열장과 함께 '리필 스테이션'을 마련해두었다.

생리컵이나 나무로 만들어진 설거지용품, 칫솔, 포장지가 없는 비누 등도 판매한다.

 

리필스테이션은 샴푸와 컨디셔너, 바디워시, 설거지액, 세제 정도만 간단하게 취급한다. 

 

 

 

 

 

 

250ml를 리필하는데 3파운드 (약 4700원)정도 들었다. 사실 리필하는 것보다 새로 사는게 더 싸다. 

한 달 예산이 넉넉하지 않으면서도 플라스틱 프리로 사는 것이 가능할까? 고민하게 된다 ㅠ

어느 정도는 타협해야할까?

 

헤어제품을 생산해내는 영국의 기업들은 최대한 본인들이 환경에 해악을 끼치지 않는 다는 걸 어필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한 제품은 < 100% Recylable bottle 100퍼센트 재활용 가능한 병> 이라는 문구를 샴푸 병 전면에 프린트를 해놓았다. 

언뜻보면 < 100% Recycled bottle 100% 재활용 된 병 > 이라고 읽히지만 아니, 결국에는 소비자의 몫이다.

 

 당연히 병이 재활용으로 분리배출되면, 이것이 다른 병으로 탄생하겠거니 생각하겠지만

하지만 꼭 병을 물로 헹궈서 내놓아야 하고, 뚜껑은 분리해야한다는 말은 없다. 

말이 있더라도 구매하는 너희가 처리해라, 처럼 들린다.

 

우리 손을 떠난 플라스틱이 정말로 제대로 처리가 되는지 알 수 없는 실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내 손에 들어오는 플라스틱을 줄이고, 내 손에 일단 들어오면 최대한 내 손을 떠나지 않게 하는 방법 밖에는

없겠다, 고 결론을 내렸다. 

 

 

 

 

 

 

 

코-오퍼레이티브Co-operative  제로 웨이스트 시험 매장 

 

 

 

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대형마트 중 하나인 코-오퍼레이티브 (직역하면 협동조합 슈퍼마켓) 의 제로웨이스트 시험 매장이 있어서 가보았다.

모든 제품을 제로웨이스트로 취급하는 건 아니고 

 

이렇게 견과류나 씨리얼, 캔디류를 추가로 "제로웨이스트 스테이션"에 마련해 두었다. 

100g당 가격으로 책정이 되어있다.

 

 

 

 

 

비치되어있는 종이 봉투, 혹은 내가 가져온 용기에 원하는 만큼 원하는 품목을 담은 후 

비치된 저울에 무게를 측정한 후, 바코드가 프린트 되면 봉투에 붙여 카운터로 가져가면 된다. 

 

 

시작하기 전 빈 병 , 종이백, 이미 채워진 병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카테고리를 선택한 후 무게를 잰다. 그러면 바코드가 프린트 되어 나온다. 

생각보다 직원이 할 일은 없다. 

 

장점은 원하는 만큼 내가 담아갈 수 있다는 것. 음식물 쓰레기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단점은, 이 또한 시중가격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패키지에 담겨 팔리는 씨리얼과 같은 무게만큼 담게되면

거의 두배 비싸다. 이런 형태의 소비에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도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빈 물통을 담아오면 물을 채워갈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모든 집에 정수기가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것도 가능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