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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 ZERO WASTE

소프넛 사용기

by 핀즈버리디스코 2020. 12. 4.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이라는 말 처럼 우리가 버린 것들이 공기로, 피부로 돌아오는 것들이 느껴지고 있는 세대를 살아가며 “이대로는 안되겠다” 생각하게 된다. 내가 습관처럼 해온 것들이 더 큰 눈덩이 처럼 돌아와 감당이 안되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 부터 바꾸고 습관으로 만들면 어떨까. 

조금씩 경각심이 생기고 책임감 있는 로우 혹은 제로 웨이스트의 삶으로 아주 조그만 시도들을 삶에 녹이며 변화해가려고 하던 때, 소프넛이라는 걸 발견했다. 합정에 있는 알맹상점을 구경하던 중 처음 알게 된 물건 중 물건! 주방 세제 잔여물에 민감한 엄마의 영향으로 평소에도 꾸덕한 주방세제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늘 시도해보고 익숙해지려고 한다. 그래서 베이킹 소다나 밀가루를 사용중이었다.
포장없이 제품만 무게단위로 판매하는 알맹상점에서는 프레시버블에서 나온 제품이 입점되어있다. 쿠팡에는 “솝베리” 혹은 “소프넛”이라고 검색하면 그램당 가격이나 브랜드도 다양하게 나오는 걸 볼 수 있다.


프레시버블 소프넛은 호두같지만 바짝 말린 건포도 같이 베리류 특유의 약간의 촉촉함도 남아있는 느낌이다. 그에 비해 리뷰에 따르면 좀 저렴한 다른 제품은 바짝 구운 오징어같은 텍스쳐라고 한다. 

 

알맹상점에서 120그람정도를 사왔다. 이건 그 중 일부:) 정확하진 않지만 1그람에 22원정도 했던 것 같다 .

 

 

 

<소프넛이란?>

소프넛은 원래 사핀더스Sapindus라는 이름의 리치과 열매이다. 주로 따뜻한 온대지방에서 자란다고 한다.

잘 알려져 있는 솝베리Soapberry  혹은 소프넛soapnut이라는 이름은 오래전부터 과육을 비누를 만드는데 사용했기 때문에 붙어졌다.

말린 솝베리가 물과 만나게 되면 천연 거품이 나면서 사포닌이라는 천연 계면활성제를 내뿜는다! 면 주머니에 6-7개쯤의 소프넛을 넣어 세탁기에 돌리면 세탁세제로, 끓이거나 침출하여서 추출액을 만들어 그릇을 씻을 수도 있다...! 

거품은 우리가 익숙해진 액체형 주방세제보다는 덜 쫀쫀하다. 거품목욕을 할 때의 거품 정도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아무래도 열매에서 추출된 액체로 만들어지는 천연거품이다 보니 아기피부에도 안전해 거품목욕시에도 사용할 수 있다. 

 

 

<소프넛 주방세제로 쓰는 법>

 
초간단 주방세제 만들기를 한번 그려보았다!

나는 집에 남아있는 유리병을 활용했다. 도무지 끓이는 수고는 하고 싶지 않았고 (거품이 나기 때문에 끓일때도 거품이 넘치지 않게 주의해주어야 한다) 남아있는 유리병도 재활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가장 간편한 방법이다 .

 

향은 건포도 향 같기도 하고 시큼한 것이 사과식초 같기도 한 것이 싫지는 않다. 

1-2시간 정도 물에 담궈놓으면 성분이 우러나와 꼭 배즙같은 색이 된다. 그 상태가 아니더라도, 뚜껑을 닫고 마구 흔들어주면 비누거품이 난다. 

 

적어도 6-7번은 다 비워내고 물을 채우고를 반복해도 처음처럼 효과가 있다. 


솝베리를 우려낸 물을 부어서 수세미로 닦으면 라면을 끓였던 냄비의 기름기도, 버터로 토스트를 구웠던 그릴도 쓱쓱 잘 닦인다. 기름기가 그릇에 꾸덕하게 남아있으면 한동안 솝베리를 우린 물을 담아두면 기름기가 둥둥뜨면서 쉽게 헹궈낼 수도 있었다.

 

 

이미 여러번 사용이 되어 성분이 빠진 솝베리는 물에 뜨기 때문에 언제 갈아줘야 하는지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많이 쓰면 쓸수록 물 색깔도 점점 맑아지는 걸 볼 수 있다. 

 

 

 

 

 

 

<소프넛 세탁세제로 쓰는 법>

 

1. 작은 면 주머니를 준비한다. 안쓰는 얇은 양말에 넣어 묶어도 상관없다. 

2. 그 속에 소프넛 7-8알 정도 넣는다.

3. 소프넛이 담긴 주머니를 세탁기에 세탁물과 같이 넣는다! 

 

마지막 탈수할 때 더이상의 거품을 안내기 위해서 주머니를 뺀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끝까지 넣는다. 덧붙여, 찌든 때를 빼야한다면 구연산과 베이킹소다를 추가적으로 넣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겨울이기도 하고, 검은 옷 세탁을 위한 아주 가벼운 세탁이기 때문에 베이킹 소다 약간을 넣었다. 세탁 후 시큼한 솝베리의 냄새가 주머니에는 남아있는데 세탁물에는 아무 향도 남지 않는다. 일반 세탁세제의 향에 그동안 너무 익숙해져있어서 그런지 건조기에서 나온 세탁물의 냄새를 맡았을 때 막상 아무 향이 나지 않으니까 기분이 이상했다. 

 

 

 

면주머니에 이렇게 꽉 묶어서 넣는다! 

다이소에 굵은 비누망이나 플라스틱 미세비누망을 써볼까도 했지만 세탁기 안에서 솝베리가 부서질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나중에 제거가 상당히 번거로워진다고 한다. 그래서 남는 자투리 천으로 만든 면주머니를 썼다. 

 

 

 

이 외에도 아기 목욕이나 아기 샴푸 대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방법은 비슷하다.
1. 우려내고
2. 거품을 낸다

따뜻한 물로 거품목욕을 할때처럼 공기와 함께 욕조를 채우면 금방 쫀득쫀득한 거품이 난다.


출처: 프레시버블 홈페이지





이번주에 가서 200그램 정도 더 사왔는데 재사용이 가능하니 꽤나 오래쓸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물에 둥둥 뜨는 다 쓴 솝베리는 바짝 말린 후 화분에 거름으로 줄 수 있다. 그대로 혹은 갈아서 흙 밑에 깔아주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좋은 거름이 되서 불필요한 쓰레기가 남지 않는다.

친환경 라이프는 가장 골칫거리가 번거로움을 이겨야한다는 건데, 솝베리는 지금까지 사용해오면서 번거롭기는 커녕 무척이나 간단하고 신기하고 또 재밌다 ㅎ

추천해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