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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생활 | ENGLAND, THE UK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교포 진돗개

by 핀즈버리디스코 2024. 4. 19.

강아지도 교포의 시대다.

 

"Sit"하면 앉고 "손"하면 Paw를 내미는 이중언어견이다.  

나와 공생 중인 부치Bootsy는 미들랜드 버밍험 근처에서 24년 1월에 태어났다. 

그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아무튼 지금은 남런던의 템즈 강 하류 근처 동네에서 자라고 있다. 

 

 

 

 

잉글랜드의 공원을 뛰노는 각종 영국산 강아지 (스패니얼) , 독일산 강아지(셰퍼드), 프랑스 강아지 (모름. 푸들?)들을 모두 발 아래 놓는 것을 목표로 우리 집에 데려왔지만, 역시나 조선의 진돗개 답게 물을 싫어하고, 익숙한 것을 좋아하며 새로운 것들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알게모르게 예민한 강아지다. 

 

 

부치와 그의 형제들Bootsy and his littermates - 약 4주 쯤 되었을 때.

 

 

 

부치는 황구 엄마와 블랙탄(네눈박이)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블랙탄 진돗개이다. 뭐 큰 의미가 있겠냐만은 아무튼 국견협회에도 등록된 토종견으로 족보도 받을 수 있다. 어찌어찌해서 한국 진도에서부터 한 쌍이 들어왔고, 거기서 태어난 강아지다. 

 

영국은 물론 유럽에서 진도는 흔치 않다. 산책시 "너무 귀엽다"며 친근하게 "무슨 종이냐"고 묻는 사람들을 단번에 조용히 만드는 그런 종이다. 꼬리가 길고 눈 위에 갈색의 쩜 두개가 똥똥 하고 박혀있기 때문에 저먼 셰퍼드나 폼키스로 자주 오해 받는다. 

"코리안 진도Korean Jindo"라고 말해도 잘 모르기 때문에 "Japanese Shiba Inu"랑 비슷하지만 "grow as big as Retrievers"라고 덧붙여준다. 그러고보면 왜 시바는 Shiba Inu시바 이누라고 하는데 진도는 왜 Jindo Gae진도게이라고 안할까?

 

답은 언제나 성심성의를 다해 귀 기울이는 자에게 들린다.

부치는 스피드를 즐긴다.

 

 

나는 플랏에 살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 4번 이상 산책을 나간다. 대소변은 꼭 우거진 수풀에서 싸야하는 지조있는 강아지다. 

진돗개 종특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 함께 자랐던 말티푸와 아메리칸 코카 스패니얼은 그런 거 없었다.

 

진돗개에게는 실내 배변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생활공간에서는 배변을 하지 않으려는 아주 깨끗한 종이라고 하는데 음 ^_^ 속았따. 

카펫에서도 지리고, 화장실 바닥에서도 눈다. 심지어 사람 배 위에 올라와서도 시원하게 갈긴다. 자세도 다양하다. 누워서도 싸고 엎드려서도 지린다. 어제도 원치않는 실내배변은 했고 오늘 아침에도 했다. 3개월 미만 강아지들은 소변을 참는 것이 아직은 어렵다고들 한다. 시간이 해결책이라고 믿고 싶다.

 

 

동네 공원에서 항상 만나는 9살 울프독 고스트(Ghost)

 

사색과 명상 수련으로 내면의 찌꺼기(주로 소고기와 닭고기) 들을 모두 내보내고 있다.

 

 

한국의 애견문화를 나는 잘 알지 못하지만 이제는 조금 선진화되어 영국의 애견문화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이젠 애견이라는 말보다 반려견이라는 말을 더 상용화된것 같다. 여기는 아직도 개는 나의 '펫Pet'이다.

많은 오피스들이 Dog-Friendly인 곳이 많다. 그래서 내 짝궁은 재택을 하지 않는 날이면 항상 부치를 일터로 데리고 간다. 컴퓨터 옆에 앉아서 뭐 먹거나 다른 직장 동료들과 놀거나 한다고 한다. 그가 세미나 때문에 부치를 데리고 가지 못한 날이 있다. 나는 직업 특성상 재택을 할 수 없고 또 개를 일터에 데리고 갈 수 없는 탓에 그날은 Dog-Sit 때문에 급하게 유급휴가 받기도 했다. 반려라는 말을 굳이 쓰지 않아도 영국 사회 곳곳에 개 냄새가 베어있다. 

 

다만 한가지 Strictly 지켜야하는건 식료품마트Groceries에는 절대로 개를 데리고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많은 경우 (훈련이 잘 된 개라면) 가게 앞에 묶어놓고 잠시 들어갔다 오거나, 그렇지 않다면 다른 누군가가 개를 데리고 밖에서 기다리는 경우를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마트 앞에서 기다리는 누군가의 강아지

 

 

한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목줄과 맹견의 경우 입마개가 필수라고 들었다.  이곳은 목줄만 있다면 버스나 튜브(지하철), 기차에 크게 눈치보지 않고 쉽게 데리고 탈 수 있다. 산책시 오프리쉬Off-leash(목줄없이 산책하는 것)가 불법이 아니다. 다만 리콜Recall이 잘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공원에서 본 개들은 주변에 ( 사람이 지나가건 말건 개가 있건 말건) 온전히 주인한테 집중하고 있는 잘 훈련된 개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모든 개가 다 상냥하지 않고, 또 다 즉각 리콜이 되지도 않지만 어련히 이해해주고 지나가는 분위기다. 그리고 개들이 서로 냄새를 맡는다던지, 인사를 한다던지 하면 주인들 사이에서도 스몰 톡이 오간다. 열심히 지나가고 있는 강아지에게 우리 강아지가 관심을 보인다면, 주인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고 냄새를 맡게하는 경우도 많고 혹은 "Is he friendly?"하며 먼저 social한 개인지 아닌지를 말로 확인하고 접근하는 경우도 많다. 

 

 

아무래도 날씨가 궂은 동네이다보니 비가 심하게 쏟아지는 날에는 비옷 정도는 입고 꿋꿋히 산책을 하고 있는 개를 많이 본다. 하지만  추위에 약한 그레하운드Greyhound 종류를 제외하고 아기자기하게 옷을 입혀서 산책을 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영국의 Vet동물병원은 동네마다 한 두개 정도는 무조건 있다.  여기는 동물보험Pet Healthcare이라고 해서 월마다 Subscription으로 돈을 내고 필수접종 백신이나 마이크로칩, Flea & Worm케어 정도는 커버 받는다. 뭐 말이 의료보험이지 나라에서 제공을 하거나 그런건 아니고 그냥 동물병원과 제휴하고 있는 사보험이다.  부치도 20파운드 정도 매달 돈을 내고 3차까지 접종을 마쳤다. 원오프로 계산을 하게 되면 한 회당 £70 정도 되는데 오히려 이게 부담이 덜하다. 헬스케어가 있으면 중성화나 일반 치료도 20퍼센트 정도 할인이 된다. 

 

 

 

 

 

 

아무튼 그렇다. 

 

 

부치는 교포 진돗개이다.

교포진돗개 물고 뜯고 씹는 쇼츠 보러 오세여 다들 ㅋ

 

https://www.youtube.com/@discobootsy/sho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