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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생활 | ENGLAND, THE UK

영국 닥터마틴 공장 스토어 방문기 / Dr. Martens Factory Store

by 핀즈버리디스코 2020. 12. 30.



런던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닥터마틴 팩토리 스토어에 다녀왔다. 노샘프턴셔주 Northamptonshire의 웰링스버러Wellingsborough라는 아주 작은 동네에 있다. 동네도 한적하고 주변 건물들도 잉글랜드 시골 동네 특유의 느낌이 난다. 


대부분의 기성 패션 브랜드들처럼 닥터마틴도 대부분의 신발들이 동남아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해내지만, 여기서는 “메이드 인 잉글랜드Made in England” 라인의 부츠들만 생산해 낸다. 콥스레인Cobbs Lane에 위치해 있어서 이름도 '콥스레인 팩토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통적인 닥터마틴 부츠 생산을 위한 교육을 받은 cutter, clikers, welters로 나뉘는 포지션의 기술자들이 100퍼센트 핸드메이드로 생산해 낸다. 메이드 인 잉글랜드 라인에는 유명한 "460부츠" 그리고 "1461", "2976" 시리즈와 첼시 부츠도 포함이 되어있다.

 

콥스레인 팩토리에서 생산해 내는 부츠는 공수할 수 있는 최상의 컨디션의 가죽만 사용한다고 광고하는데, 팩토리 스토어에서 본 몇몇의 프리미엄 부츠는 미국 시카고 베이스의 Horween사의 베지터블 가죽을 사용한다. 닥터마틴의 가죽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면서 발의 모양에 맞게 적응해서 내 발에 맞는 나만의 부츠가 된다는 특징이 있다. 

 

메인 건물에는 방문객들을 받는 메인 리셉션이 위치해있다.  

 

그리고 'Doc Shop'이라는 화살표를 따라 골목으로 올라간다

 

 

 
메인 건물에는 방문객들을 받는 메인 리셉션이 위치해있다. 그리고 'Doc Shop'이라는 화살표를 따라 골목으로 3분정도만 올라가면 방문객들이 주차할 수 있는 주차공간과 함께 사람들이 추운 날씨에도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게 보인다. 코로나 전에는 분명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공간이었겠지만, 영국 정부의 지침으로 동시에 정해진 인원 이상으로는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 

 

 

 

 

 

 

 

 

 

 

 

 

 

 

 

혼자 온 사람들은 거의 없다. 젊은 커플부터 또래끼리 무리를 지은 친구들, 그리고 나이가 지긋하게 든 커플도 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로 치면 '읍' '리' 같은 주소의 작은 동네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차가 없으면 오기가 힘들고 또 주변에 별다른 명소도 없어서 오직 신발을 사기 위해서 시간을 내서 와야 하는 동네다. 그래서 그런지 닥터마틴을 처음 사는 사람들보다, 평소에 좋아해서 더 다양한 라인을 더 싼값으로 사고 싶은 사람들이 오는 것 같다. 줄을 서있는 사람들도 다 닥터마틴을 신고 있어서 피식 웃었다. 크리스마스가 휴일이 지나서 더 큰 세일을 기대하며 오지 않았을까.

 

음, 이거 괜찮군.

 

버건디색 박스는 모두 '메이드 인 잉글랜드' 제품이다.

 

닥터마틴 하면 60년대의 펑크의 이미지가 있지만 동시에 노동자들의 튼튼한 신발 이미지도 있다. 영국의 남녀 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브랜드다.

 

신발 외에도, 가죽 관리제품, 열쇠고리, 가방 등 일반 스토어에서 볼 수 있는 웬만한 제품들은 다 있다.

 

 

 

빨간색 소파에 앉아 제일 비싼걸로 신어보는 중

 

스토어 사이즈는 크지 않은 편이다. 전신 거울도 딱 한개만 있고, 앉아서 신어볼 수 있는 소파도 구석에 딱 한개 있다. 영국 정부의 정책으로 대형마트나 소매점에서 옷을 입어보거나 신발을 신어보는 것이 금지되어있지만 다행이 이곳에서는 가능하다. 대신 손 소독제로 입장 전 소독을 마치고 나가기 전에도 다시 소독을 해야한다. 

 

메이드 인 잉글랜드 닥터마틴이 쌓여있다.

콥스레인 팩토리에서 생산한 메이드 인 잉글랜드, 즉 영국산 닥터마틴 부츠는 다른 OEM제품과 다른게 이렇게 파우치와 작은 리플렛이 함께 들어있다.

밑창의 커팅이 독특하다.
마지막 점검을 'Rose'라는 여성이 했다, 라는 스티커도 붙어있다. 책임자 실명제다.

 

 

닥터마틴의 가장 클래식한 스타일의 8홀의 '1460'모델은 아직도 활발하게 생산되고 있는 가장 인기있는 모델 중 하나로,단순하게 1960년 4월 1일 (영국식 표기는 01/04) 에 영국에서 처음 출시되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고 3홀의 부츠인 '1461'는 다음 해인 1961년 같은 날에 출시되어서 1461이다.  닥터마틴의 신발은 처음 출시되었을 때, 상대적으로 많이 걸어야 하는 영국의 우체부들과 (2020년인 현재도 그렇지만 영국의 우체부들은 앞으로 끄는 리어카를 밀며 도보로 집집마다 우편물을 배달한다), 경찰들 그리고 공장 노동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60년대에 들어서 스킨해드들이 신기시작했고, 70년대부터 서브컬쳐의 대명사로  펑크와 뉴 웨이브 뮤지션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닥터마틴의 밑창은 중창 부위에 공기가 들어간 공간을 만들어 '에어쿠션'감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군화, 전투화와 비교해서는 무릎과 발에 전달되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다. 밑창의 재질은 타이어 등에 사용되는 고무이며 물, 산성용액, 기름, 휘발유, 알칼리 용액 등에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표시가 붙어있다. 고무 밑창 중에서는 상당히 내구성은 좋은 편이라 험하게 신지 않는 한 크게 손상되는 경우는 드물다. 굿이어 웰트 제법으로 제작되어 튼튼하며 웰트와 밑창은 특유의 열접착 방식으로 붙여져 있다.

 

 

 

이제는 아동용 닥터마틴도 한 쪽 구석에 마련되어있다. 선물용으로도 아주 좋다.

 

팩토리 스토어라는 이름에 비해서 세일의 폭은 그렇게 까지 크지 않았다.  영국 나이키 아울렛만큼의 세일을 기대하고 간 나로서는 실망스러웠지만 충분히 재밌는 경험이었다. 나와 함께 간 D는 180파운드로 두켤레나 장만했다. 180파운드면 일반적으로 기존 소매점에서의 한 켤레의 가격이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닥터마틴 사이즈 표 이지만 나는 245-250mm는 여자로 UK5가 맞다. 그러므로 이 차트는 나와 맞지 않는다

 

닥터마틴의 사이즈는 일반 신발사이즈와는 조금 다르다. 한국사이즈로 250을 신는 나는 UK6를 신는데 닥터마틴의 경우 한 사이즈 작게 UK5를 신으면 딱 맞다. UK4는 너무 작고 UK6는 너무 크다. 그렇지만 이 조차도 발볼이나 발목 두께에 따른 개인차가 있어 매장에서 직접 신어보고 내 닥터마틴 사이즈를 직접 알아놓는 것이 가장 좋다. 

 

섹스피스톨즈 닥터마틴 라인도 있다. 신어보았지만 닥마의 클래식한 느김은 없었다. 135파운드가 65파운드로 팔리고 있다. 한국돈으로는 9만5천원정도...

 

 

 

아무튼 돌아오는 길의 하늘이 예뻤다.